
수락산과 불암산 등 경기 북부권의 산봉우리에 있던 정상석이 연이어 사라진 사건의
피의자로 20대 남성이 붙잡혔다. 남양주북부경찰서에 따르면 경찰은 특수 재물손괴 등
혐의로 20대 남성 A씨를 붙잡아 조사중이다. A씨는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3월 사이에
수락산 주봉과 도정봉, 도솔봉, 국사봉과 불암산 애기봉 등 정상석을 훼손해 주변 지점에
버리고 수락산 기차바위에 설치된 안전로프 6개를 자른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아르바이트를 하며 받은 스트레스를 해소하려고 등산을 시작했다는
A씨는 평소 정상석 주변에서 등산객들이 즐겁게 기념사진을 찍거나 "내가 정상석을 세웠다"고
자랑하는 모습을 곱지 않게 생각해왔다. 그러던 중 우연히 한 정상석을 손으로 밀어봤는데
움직이자 굴려서 떨어뜨렸고, 스트레스가 풀리자 쇠 지렛대 등 도구까지 이용해
인근 봉우리의 정상석들을 훼손하며 다닌 것으로 파악됐다.

1차 조사를 마친 경찰은 A씨의 휴대전화를 압수, 디지털 포렌식 작업을 통해
범행 당시 동선을 추적할 예정이다. 증거 조사가 끝나면 한차례 A씨를 더 불러
증거와 진술을 비교하고, 신병처리 방향을 결정할 계획이다.
이 사건이 발생하자 의정부경찰서와 남양주 북부경찰서는 수락산 등 일대를 탐문하며
범인을 찾아 나섰으나 초기에는 산 정상 주변에 폐쇄회로(CCTV)가 없어 수사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다가 쇠 지렛대 같은 장비를 들고 다니는 수상한 등산객이 있다는 목격자 진술을
바탕으로 A씨를 추적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오전 7시 20분께 주거지에서 검거된 A씨는 처음에는 범행을 부인하는 태도로
일관하다가 압수수색 영장이 신청되고서 혐의를 시인했다.
앞서 이달 중순 수락산에서는 주봉, 도정봉, 도솔봉 등에 세워져 있던 정상석이 사라진 사실이
알려졌으며 수락산 정상 인근의 기차 바위에 설치됐던 안전 로프도 6개 모두 훼손돼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이어 이달 하순에는 수락산에서 멀지 않은 불암산에서도 정상석이 사라졌다.
제 자리에서 사라진 정상석 중 일부는 절벽에서 굴러떨어진 상태로 경찰이나 등산객에 의해
발견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