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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에게 잠시 빌려준 휴대폰, '270만원' 고지서로 돌아와... "왜?"

택시기사가 손님에게 잠시 휴대폰을 빌려줬다가 거액의 고지서를 받게 됐다. 범인이 잡혔지만 책임은 휴대폰을 빌려준 택시기사에게 고스란히 돌아갔다. 충남 천안에 사는 택시기사 유(63)씨는 지난 1월 통신사로부터 사용하지도 않은 수백만 원대의 고지서를 받았다. 이에 유씨는 지난해 연말에 있었던 수상한 손님이 떠올랐다. 이 손님은 당시 유씨에게 "돈이 없어 친구를 부르겠다"며 휴대폰을 잠시 빌려달라고 부탁했다. 유씨는 내키진 않았지만 요금을 받아야 하기에 무심코 휴대폰을 건넸다. 손님은 '친구와 계좌번호를 주고받겠다'며 전화기를 한참동안이나 가지고 있었다. 유씨는 "8분 이상 썼을 것이다. 기다리다 '너무 오래쓴다고' 뭐라 하기도 했다. (운전때문에) 앞만 보고 가니까 뭘 하는지 몰랐다"고 전했다. 이로부터 2달 후, 유씨는 통신사로부터 미납요금을 내라는 문자를 받았다. 2백만 원 가량의 최신형 아이폰과 30만원 상당의 온라인 상품권, 기기 변경에 따른 위약금까지 총 270여만원이었다. 유씨와는 전혀 관계없는 물건들이었다. 경찰은 신고를 받고 당시 택시 승객이었던 임모(23)씨를 체 포했다. 조사 결과, 임씨는 휴대폰에 설치된 택시기사용 카카오앱을 통해 유씨의 개인정보를 몰래 확인했다. 그는 휴대폰의 통신사로 접속해 결제에 필요한 인증번호를 받는 등 순식간에 물건들을 사들였다. 이어 자신의 행동을 들키지 않기 위해 그 자리에서 통신사가 보낸 알림 문자를 전부 삭제한 후 해당 번호를 수신거부 등록했다. 이 과정들이 단 8분만에 이뤄진 것. 임씨는 휴대폰 조작이 익숙치 않은 고령의 택시기사만을 골라 여러차례 범 행을 반복했다고 알려졌다. 천안동남경찰서 관계자는 "카카오앱을 이용해 사전정보 등 택시 기사의 정보를 활용해 일을 저질렀기에 이같은 일이 10분만에 끝난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심지어 임씨를 잡았다고 문제가 다 끝난 것은 아니었다. 유씨는 경찰 조사 결과를 근거로 해당 통신사에 "피해로 발생한 미납 금액을 취소해달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통신사 측은 "휴대폰을 빌려준 것은 택시 기사의 잘못이며 온라인 거래는 정상적으로 이뤄졌다"며 "피해를 보상해줄 수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유씨는 주민번호 앞 6자리만으로 물품을 쉽게 구매할 수 있도록 구조를 만든 통신사 시스템이 너무 허술한 것 같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나는 온라인이고 뭐고 전혀 모르는 사람이다. 이런 일이 생겼는데도 통신사에서 모르쇠 하니까 너무 억울하다"고 호소했다. 휴대폰으로 택시 배차를 받아야하는 유씨는 통신사 서비스마저 해지 당할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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